RVC 관련 팀 미팅을 할 때마다 늘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기술적인 화제가 오가다 보면 듣기 난감한 것도 있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있는데,
그 중에 개념적인 이야기가 가장 무섭습니다.
사례 1)
재작년 12월 RVC (당시 VCTR) 의 기본 틀을 짤 때도, 작년 4월 1차 데모를 위한 테이블 구조가 확정되던 무렵에도, 작년 10월 계층 기반 테이블 구조가 등장할 때도 있었던 일입니다.
이 기술이 어떤 개념적인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팀 미팅에서 논쟁이 붙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개념적인 모습을 두고 교수님과 박사과정 고참의 S선배가 갑론을박 대혈전을 벌이곤 합니다.
게다가 논쟁의 쟁점이 되는 문제는, 대개 거창한 문제라기보다는 같은 사안에 대한 사소한 시각 차이나, 또는 단어의 혼용에 의해 발생하는 사사로운 개념적인 오해로부터 비롯되는 일이 태반입니다.
결국 이야기가 정리되고 나면 서로 이야기하던 기술의 개념이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오고야 말지요.
사례 2)
오늘은 랩실 내부에서 미팅을 하여, 스위스공대의 RVC 디코더 기술인 ADM (Abstract Decoder Model) 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디코더의 내부 구조와 데이터 흐름을 해부해서 XML 형태의 문서를 만드는 겁니다.
이걸 하면서도 작업에 착수하기까지 한참 동안을 XML 기반 ADM의 개념적 설계에 대해 토의하며 보냈습니다. 칠판이 금세 온갖 그림으로 도배되는 것은 금방이고, 개념적인 토의의 결과를 정리하기 위해 빔 프로젝터와 노트북이 총동원됩니다.
그렇게 무서운 개념적 이야기가 시작되고 나면 미팅 시간은 가뿐히 2시간을 넘기게 됩니다. 그리고는 논쟁의 핵에 자리하지 못한 사람들은 차마 끼어들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하는 공포의 폭풍이 미팅을 지배하지요.
그때 아차하고 방심하는 순간 이미 이야기는 따라갈 수 없는 (심지어 때로는, 가서는 아니되는) 개념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맙니다.
인터넷에서 흔히 '개념없다' 는 형용사를 씁니다만, 이런 바닥에 있다 보면 제대로 된 개념 세우기가 얼마나 힘든지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신기술의 개념 세우기도 이러한데 하물며 사람 머릿속 개념 세우기가 어디 쉽겠습니까.
PS.
개념적인 이야기에 학을 떼다 보니 이젠 Conceptual (=개념적인) 이라는 단어에도 슬슬 염증이 생기려 합니다.
기술적인 화제가 오가다 보면 듣기 난감한 것도 있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있는데,
그 중에 개념적인 이야기가 가장 무섭습니다.
사례 1)
재작년 12월 RVC (당시 VCTR) 의 기본 틀을 짤 때도, 작년 4월 1차 데모를 위한 테이블 구조가 확정되던 무렵에도, 작년 10월 계층 기반 테이블 구조가 등장할 때도 있었던 일입니다.
이 기술이 어떤 개념적인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팀 미팅에서 논쟁이 붙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개념적인 모습을 두고 교수님과 박사과정 고참의 S선배가 갑론을박 대혈전을 벌이곤 합니다.
게다가 논쟁의 쟁점이 되는 문제는, 대개 거창한 문제라기보다는 같은 사안에 대한 사소한 시각 차이나, 또는 단어의 혼용에 의해 발생하는 사사로운 개념적인 오해로부터 비롯되는 일이 태반입니다.
결국 이야기가 정리되고 나면 서로 이야기하던 기술의 개념이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오고야 말지요.
사례 2)
오늘은 랩실 내부에서 미팅을 하여, 스위스공대의 RVC 디코더 기술인 ADM (Abstract Decoder Model) 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디코더의 내부 구조와 데이터 흐름을 해부해서 XML 형태의 문서를 만드는 겁니다.
이걸 하면서도 작업에 착수하기까지 한참 동안을 XML 기반 ADM의 개념적 설계에 대해 토의하며 보냈습니다. 칠판이 금세 온갖 그림으로 도배되는 것은 금방이고, 개념적인 토의의 결과를 정리하기 위해 빔 프로젝터와 노트북이 총동원됩니다.
그렇게 무서운 개념적 이야기가 시작되고 나면 미팅 시간은 가뿐히 2시간을 넘기게 됩니다. 그리고는 논쟁의 핵에 자리하지 못한 사람들은 차마 끼어들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하는 공포의 폭풍이 미팅을 지배하지요.
그때 아차하고 방심하는 순간 이미 이야기는 따라갈 수 없는 (심지어 때로는, 가서는 아니되는) 개념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맙니다.
인터넷에서 흔히 '개념없다' 는 형용사를 씁니다만, 이런 바닥에 있다 보면 제대로 된 개념 세우기가 얼마나 힘든지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신기술의 개념 세우기도 이러한데 하물며 사람 머릿속 개념 세우기가 어디 쉽겠습니까.
PS.
개념적인 이야기에 학을 떼다 보니 이젠 Conceptual (=개념적인) 이라는 단어에도 슬슬 염증이 생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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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껄....저는 머리가 잘 안 돌아가서 전공공부할 때 개념을 확실하게 이해하기 힘들었죠.
어쩌면 단지 강사와 "개념적인" 충돌이 있었을 뿐인지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