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 걸린 구 컴퓨터를 빌미 삼아 또 지름소녀가 왔습니다...
아니 정말, 슬슬 교체 시기가 온 게 아닌가 생각되어서요;
아래와 같은 사양으로 맞추었습니다.
AMD AthlonX2 (윈저) 4200+ EE / 2.21Ghz 듀얼코어
RAM 2GB
HDD 400GB
LG DVD 멀티드라이브
nVidia GeForce 7600GT
RAM 2GB
HDD 400GB
LG DVD 멀티드라이브
nVidia GeForce 7600GT
여기에 기존 컴퓨터에서 잘만 무소음 CPU 쿨러와 멀티 메모리 카드 리더기를 계승받아 올 계획이었습니다만, 쿨러는 메인보드 규격 차이 문제로 실패했습니다.
조립 시작으로부터 제작 완료까지는 꼬박 하루가 걸린 듯 합니다.

부품 일체
택배비가 8천원이나 나온다길래 그럴 바에는 그냥 퀵 서비스로 부쳐달라고 했더니, 그날 오후에 정말로 부품 일체가 날아왔습니다.
그날은 졸업식 전야라 이렇다할 작업을 못 하고 다음날로 넘겼습니다.

AMD 듀얼코어 CPU
생각해 보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환경에서 컴퓨터를 혼자 조립해보는 건 제 인생에 처음입니다. 연구실에서 쓰는 컴퓨터도 제가 직접 조립한 거긴 합니다만, 그 때는 대량주문 되었던 거라 옆에서 같이 조립하는 분들께 도움을 이것저것 받았거든요.
1993년, 철없던 초딩이었던 저는 당시의 최신예 기종이었던 16색 칼라모니터가 붙어있는 386 AT 컴퓨터를 손에 넣고 한없는 경외감에 잠겨 있었습니다.
설치기사가 와서 컴퓨터를 열어보이는데 알 수 없는 부품들이 뭐가 그렇게 많던지요... 기판 위를 종횡무진 오가는 회색 괴물같은 케이블들은, 건드리면 큰일나는 뭔가인 줄 알았습니다. (그게 IDE 케이블이라는 걸 알게 된 지 몇 년 안 되었습니다.)
그렇던 제가 이제 드디어 자기 컴퓨터를 스스로 조립할 수 있게 되었네요. 스스로 격세지감을 느끼며 한참 찡해 있었습니다.

조립이 마무리되고, 윈도우 설치 중
일련의 아수라장을 거쳐, 조립이 마무리된 것은 23일 밤. 바로 윈도우 설치에 들어갔습니다.
중간에 한 번 설치가 잘못되어 새로 깔기도 했지만 무사히 종료.
메인보드와 그래픽 카드 등 주요 드라이버를 설치한 뒤, 곧바로 예전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연결하여 데이터 백업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데이터가 좀 많은 게 아니라 카피를 걸어놓고 잠들었습니다만, 중간에 에러가 났더군요...
결국 토요일 낮에야 데이터 이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시스템 설치완료
현재 깔끔하게 정상 작동하고 있습니다. 정규 ORPG 모임이 있습니다만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습니다.
지출이 뼈저리지만 기분만은 좋네요...;
이제 저도 듀얼코어 유저군요. 무엇보다 스스로 다 만들어냈다는 것에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93년 첫 컴퓨터로부터 딱 14년이 걸렸습니다. 이게 어리버리 꼬마가 자기 컴퓨터를 스스로 맞추는 데 걸리는 시간인가 봅니다. (...)
Postscript.
그런데 벌써 개조욕구에 불타고 있습니다. 일단 구 컴퓨터의 200기가바이트 하드디스크, 어떻게 잘만 하면 끼워서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 200기가 구 하드디스크는 너무 아까워요~ 당연히 달아서 쓰셔야죠!
그 정도 사양이면 향후 몇 년 간은 문제 없이 사용이 가능하겠네요.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
뱀발(가락) : 옆에 아스라이 보이는 책장들...책이 참 많으시네요, ;
써야죠, 문제는 IDE 케이블이 3.5인치 베이까지 닿지를 않아서요. ODD는 연결해야겠고... 하드디스크 가이드를 사서 5.25 베이에 설치할지, 아니면 케이블을 늘여서 3.5인치에 설치할지 고민 좀 해봐야겠습니다.
PS. 예전 포스트 보시면 책장 나머지도 있습니다...;ㅅ;